충남 아산시가 민선8기 1년 만에 3조 원이 넘는 투자유치를 이끌어내며 산업지형 전환의 분수령을 맞고 있다. 단순한 기업 수 증가를 넘어 초대형 투자와 첨단산업 중심 재편이 동시에 이뤄지면서‘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도약’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아산시는 2025년 4월부터 2026년 3월까지 27개 기업과 투자협약(MOU)을 체결해 총 3조1,992억 원 규모의 투자와 2,162명의 고용창출을 이끌어냈다. 단기간 성과로는 이례적인 규모로, 수도권인접 도시 가운데서도 두드러진 실적이다.
이번 성과의 핵심은 ‘규모의 변화’다. 과거 수백억 원대 중심이던 투자유치 구조에서 벗어나 1조 원 이상 초대형 투자 프로젝트가 잇따라 성사되며 산업 판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디앤알파트너스(1조5,000억 원), 말타니(8,417억 원),경동원(1,914억 원) 등이 아산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이들 기업은 첨단 제조와 소재 산업 분야에 집중돼 있어 단순 생산기지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 도시로의 전환을 견인할 핵심 축으로 꼽힌다.
특히 반도체와 소재·부품 산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 집중 현상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메티슨특수가스, 에이텍솔루션, 대유에이텍, 소디스 등 관련 기업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산업 간 연계 효과를 기대할수 있는 ‘클러스터형 성장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는 개별 기업 유치를 넘어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구조로, 향후 추가 투자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감지된다.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2,000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 창출 기반이 마련됐으며, 특히 디앤알파트너스(300명), 아이엠(260명), 대유에이텍(226명), 엑스알비(200명) 등은 대규모 채용 계획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 고용 증가를 넘어 지역 인재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청년층 유출을 완화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투자와 일자리가 동시에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 흐름 역시 전략적으로 전개됐다. 2025년 상반기에는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기반을 다졌고, 하반기에는 제조 및 부품기업 유입이 확대되며 규모가 커졌다. 이어 2026년 초에는 초대형 투자기업이 집중 유치되며 전체 투자액을 끌어올렸다.
이 같은 ‘단계적 확대 전략’은 투자유치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초기 기반 구축 이후 대형 프로젝트로 확장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성과의 배경에는 현장 중심의 기업 유치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기업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투자 애로사항을 신속히 해결하고,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실행 중심 행정’이 투자 결정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또한 수도권과 인접한 입지, 산업단지 인프라, 교통 접근성 등 물리적 조건에 더해 적극적인 행정 지원이 결합되면서 기업 유치 경쟁력을 높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아산시는 기존의 제조 중심 도시에서 벗어나 첨단산업과 고부가가치 산업이 공존하는 구조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는 향후 도시 성장의 방향성을 좌우할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대규모 투자유치가 실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의 조기 착공과 안정적인 정착, 협력업체 동반 유치, 인력 공급 체계 구축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아산시는 이에 대응해 산업단지 공급 확대와 기반시설 확충에 속도를 내는 한편,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전략산업 중심의 투자 유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동시에 교육·채용 연계 정책을 강화해 지역 인재가 실제 일자리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민선8기 1년은 아산 산업구조의 전환 가능성을 확인한 시기였다”며 “앞으로는 투자 성과를 실제 지역경제 성장으로 연결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3조 원 투자유치라는 수치는 출발점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산업 구조 재편과 일자리 창출이 본격화되는 향후 2~3년이 아산시경제 도약의 성패를 가를 핵심 시기가 될 전망이다.
/ 김동관 기자